Lv.50
그때까지, 둘이 함께
이즈미 레이
......지상으로 돌아왔네요.
츠즈키 마코토
그런 것 같군.
눈앞에 펼쳐진 것은 지극히 평범한 바다.
'그렇다고 해도 옷은 용궁성 때 그대로지만.'
역시, 꿈이 아니었구나.
'마코토 씨의 이 모습도 마지막...... 아쉽네.'
츠즈키 마코토
그곳에서는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바다 밑에는 용궁성이 있다'... 설마 사실이었을 줄이야.
이즈미 레이
그렇네요. 저도 처음에는 안 믿겼어요.
츠즈키 마코토
그러나 누구와도 무엇이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건 이즈미의 재능이군.
이즈미 레이
?
츠즈키 마코토
열대어나 돌고래들과 사이좋았을 텐데.
이즈미 레이
아!
다들 붙임성 있어서. 그렇구나...... 더이상 만날 수 없다는 건 조금 쓸쓸하네요.
츠즈키 마코토
용궁성에서의 일은 이야기로 남길 생각이다.
글이 완성되면, 가장 먼저 읽어 읽어줄 수 있을까?
이즈미 레이
물론이에요.
바다 밑으로는 분명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다.
하지만 마코토 씨의 이야기는 분명 구전되어 가겠지.
츠즈키 마코토
참, 이즈미 이걸
이즈미 레이
네?
불시에 내민 것은, 반짝반짝 빛나는 작은 상자.
이즈미 레이
이건, 설마......
[타마테바코]라고 하는 그건가요?
열면 연기가 나서, 단숨에 나이가 든다던가......
츠즈키 마코토
이런 기회는 흔치 않아. 열어보는 게 어떤가?
이즈미 레이
자, 잠시만요.
만약, 만약에 마코토 씨가 흰 수염 할아버지가 된다면
사라 쨩이나 쿄스케 군은......
츠즈키 마코토
웃으며 반겨주겠지.
이즈미 레이
......그런 건가요?
츠즈키 마코토
왜 그러지. 열어보지 않을 건가?
나의 불안을 아랑곳하지 않고, 마코토 씨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것도, 이야기를 쓰는 사람의 호기심일까.
'어라, 그런데'
이 해변에 전해지는 신기한 전설.
어느 한 남자가 바다 밑의 용궁성으로 초대되었다.
돌아갈 때 '열어서는 안 된다'라며 타마테바코를 건네받아―
'그렇구나, 우리는...... 혼자가 아니야.'
문득 떠오른 생각에 힘입어, 나는 상자를 바라본다.
'좋아.'
이즈미 레이
그러면, 열어볼게요.
숨을 죽이고, 긴장하면서 뚜껑에 손을 대면―
이즈미 레이
!
안에 들어있었던 건, 진주 목걸이였다.
이즈미 레이
엣......어라?
혹시 모르니 조금 기다려봐도, 역시 연기는 나지 않는다.
나에게도 마코토 씨에게도,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츠즈키 마코토
불안하게 해서 미안했다.
이건 내가 주는 선물이야.
이즈미 레이
네?
츠즈키 마코토
지상에 제대로 가져올 수 있을지 몰랐는데, 괜찮았군.
적어도 연기와 함께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마치 바다 거품을 형상화한 듯한, 부드러운 반짝임.
이 손가락에 닿으면, 사라질지도 몰라―그런 생각을 한다.
이즈미 레이
받아도...... 괜찮나요?
츠즈키 마코토
받아줘.
마코토 씨는 미소를 지으며, 살짝 목걸이를 걸어줬다.
츠즈키 마코토
잘 어울려.
이즈미 레이
......감사합니다.
그래도, 타마테바코라니 놀랐어요.
츠즈키 마코토
용궁성 같은 낙원이 아니더라도,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즈미 레이
!
츠즈키 마코토
그 전설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나 만약 늙어버렸다고 하더라도......
이즈미와 함께라면 즐겁겠지, 라고.
나는 목에서 빛나는 진주를 바라본다.
이즈미 레이
사실은 방금, 같은 생각을 했어요.
전설 속 남자는 혼자서 돌아왔었죠?
그러나 지금은 둘이니까...... 마토코 씨가 옆에 있다면, 즐거울지도 모른다고.
무슨 일이 있어도 분명 괜찮을 거라고.
츠즈키 마코토
......이즈미.
마코토 씨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 우연이, 너무나 기뻐.
이즈미 레이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츠즈키 마코토
나야말로.
잔잔한 파도 소리가 울린다.
그 용궁성에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겠지만, 소중한 것은 여럿 남았다.
마코토 씨가 앞으로 써 내려갈 이야기, 그리고―
아름다운 진주와, 그의 말.
Lv.70
손을 놓고 싶지 않은 것은
이즈미 레이
다행이다. 안 늦었어.
마코토 씨가 갑자기 권유한 여름 축제.
나는 약속 장소에서 느긋하게 그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또 소재로 곤란한 건가, 전화로는 그렇게 절박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츠즈키 마코토
이즈미, 어이
이즈미 레이
!?
'유카타? 입고 있다니 그런 말 한마디도......'
마주하는 나는 평소와 같은 블라우스와 팬츠로 여름 축제 다움이라곤 한 조각도 없다.
'마음이 불편하다......'
이즈미 레이
저기......유카타 멋지네요. 잘 어울려요.
츠즈키 마코토
너의 브라우스도 잘 어울린다.
'이 조금의 감정도 담겨 있지 않은 칭찬법...... 지금 무조건 기분이 안 좋다.'
츠즈키 마코토
혹시, 취재의 동행으로 착각한 건가?
이즈미 레이
네, 그런데 아니었나 봐요.
츠즈키 마코토
차기작의 구상을 짜고 있는 건 맞지만, 오늘은 그런 것 없이 너를 초대할 생각이었다.
이즈미 레이
......!
츠즈키 마코토
뭐 됐어, 애초에 내가 확실하게 전하지 않았던 게 나빴다.
이즈미 레이
아, 아니에요 제가 마음대로 생각했을 뿐이라...... 맞다! 저도 유카타로 갈아입고 올게요!
츠즈키 마코토
그동안, 나를 여기에 방치할 건가? 혼자서 기다리라고?
이즈미 레이
......
엉겁결에 내뱉고 난 뒤, 내 생각의 짧음에 침울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함께 방까지 와달라고 하는 것도, 결혼 전의 사람을 초대하다니 너무 죄송스러워!'
츠즈키 마코토
시간이 아까우니까 그대로 괜찮아.
'오늘은 그런 것 없이 너를 초대할 생각이었다.'
'그건 즉...... 그런 거라고 생각해도 되는 거겠지.'
아까의 말이 신경 쓰여서 견딜 수가 없다.
마코토 씨와 눈을 맞추는 것조차, 오늘 밤은 묘하게 부끄럽다.
츠즈키 마코토
먹고 싶은 거 있어?
이즈미 레이
저는 딱히, 마코토 씨는 역시 단 거죠? 처음에는 어떤 거로 할 건가요?
츠즈키 마코토
그렇다면, 저쪽의 베이비카스테라라도 사볼까.
노릇노릇 달콤한 냄새의 포장마차로 발길을 돌리려던 때였다.
여고생
잠깐만! 걸음이 빨라!
남고생
네가 느린 거야.
여고생
왜 그런 말을 하는거야? 기껏 남자친구를 위해서 유카타도 입고 왔는데.
'아프다...... 이 대사, 꽂히네......'
'그래도 귀엽다. 어찌 봐도 고등학생 커플이라는 느낌이라.'
남자아이의 쪽은, 입으로는 차갑게 말하면서도 쑥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여고생
손잡아주지 않으면, 이제 한 발짝도 안 갈 거야.
이즈미 레이
......!
츠즈키 마코토
......
그말에 왠지, 마코토 씨와 시선이 얽혔다.
'지고있어...... 여고생한테...... 내 안에 저렇게 말할 수 있는 센스가 있다면.......'
솔직히, 부럽다.
그래도 어른에게는 어른의 사정이 있는 것이다.
'마코토 씨하고는 [일]을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에, 경계선이 어려워.'
공사 혼동은 하고 싶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데이트 신청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려 했을지도 모른다.
'......나도 유카타 차림을 보여주고 싶었어. 내 잘못인 거지만.'
이즈미 레이
마코토 씨, 카스테라......
우앗!?
가볍게 뒤에서 부딪혀 앞으로 기울어진다.
츠즈키 마코토
괜찮아?
손님
아, 죄송합니다!
이즈미 레이
괜찮아요~ 저야말로 한눈팔았어서
'바보 같은 생각이나 해서 그래. 조심해야지.'
자세를 갖추고 걷기 시작할 때였다.
츠즈키 마코토
......기다려.
갑자기 마코토 씨가 내 손을 잡았다.
이즈미 레이
!?
조금 차가운, 커다란 손의 감촉에 심장이 크게 뛴다.
츠즈키 마코토
한 가지 묻고 싶은데...... 만약 또 여름 축제에 초대한다면, 유카타를 입고 와줄 건가?
이즈미 레이
엣......
고등학생 커플은 어느새 어디론가 가버렸다.
이런 걸 진지한 얼굴로 묻는 그에게, 또 한 번 사랑스러움을 느낀다.
이즈미 레이
그건......물론이에요. 꼭 입을게요.
나는 그의 손에 살짝 손가락을 감는다.
손을 잡지 않아도, 걸을 수 있지만.
지금은, 오늘 밤만큼은― 이 손을 놓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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