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즈키 마코토/카드스토리

[Innocent oath] 츠즈키 마코토 SR

빵반찬 2024. 12. 30. 16:59

 
 

 
 
 
 
Lv.40
부케가 운반하는 이트세트러
 
 
'응? 이건......?'
 
 
평소처럼 업무 서류를 전달하러 갔더니 테이블에 새하얀 장미꽃이 놓여 있었다.
 
 
'무슨 축하 선물로 받은 건가? 그런 것치곤 포장이 조금 심플한 것 같은데......'
'하지만, 자신을 위해 꽃다발을 사는 타입도 아닐 테고'
 
 
츠즈키 마코토
그 장미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
 
 
이즈미 레이
아, 아니요 예쁘다고 생각해서요.
 
 
츠즈키 마코토
소설의 참고용으로 샀던 거다.
 
 
이즈미 레이
그랬구나...
 
 
셀로판만 있고 리본조차 메여있지 않은 그걸, 꽃집에서 들고나오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츠즈키 마코토
다음 작품에서 하얀 장미를 좋아하는 노부인을 생각하고 있어.
그렇다면 진짜 향을 맡아보고 써야겠다고 생각해서 말이다.
 
 
이즈미 레이
확실히 장미 생화의 향은 특별하죠.
 
 
얼굴을 가까이하고, 그 달콤한 향을......
 
 
'......아.'
 
 
이즈미 레이
마코토 씨, 잎이 조금 시들었어요. 어서 살리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츠즈키 마코토
그렇군. 이 방이 따뜻한 탓도 있겠지.
 
 
마코토 씨가 장미와 나를 번갈아 본다.
 
 
츠즈키 마코토
이런, 지금 생각났는데
얼마 전에 하나 있던 꽃병을 깨버렸었다.
 
 
그렇다면 세면기에... 까지 생각하고 삼킨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매력 없었어...... 그러고 보니'
 
 
이즈미 레이
저기, 오늘 선물로 푸딩을 가져왔어요. 이 병에 나눠 담는다던가...
...역시 높이가 부족하려나.
 
 
츠즈키 마코토
나쁘진 않지만 조금 불안정해질 것 같다.
 
 
이즈미 레이
그럼 페트병은 어떤가요?
 
 
츠즈키 마코토
생수병이라면 있지만 내용물이 들어있어.
 
 
'버리기도 아깝고......'
 
 
이즈미 레이
포트에 옮긴다던가?
 
 
츠즈키 마코토
커피를 우리는 중이었다.
 
 
으음, 방법이 없어. 그렇지만 이대로라면 점점 시들어 버릴 텐데.
 
 
츠즈키 마코토
이즈미, 잠깐 시간 있어?
 
 
이즈미 레이
네? 아, 네 오늘은 바로 퇴근이라서요.
 
 
츠즈키 마코토
그렇다면 포트를 비우는 걸 도와주지 않겠나?
두 명이 마시면 금방이다 푸딩도 있고, 그러면 장미를 살릴 수 있겠지.
 
 
내려온 행운에, 나도 모르게 하얀 장미를 바라보았다. 
 
 
이즈미 레이
일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부디.
 
 
츠즈키 마코토
문제없어. 너와 이야기하고 난 후가 더 순조로워.
 
 
이즈미 레이
!
 
 
이건, 그의 안에서 자리를 얻었다고 생각해도 되는 것일까.
적어도 함께 푸딩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관계, 까진 되었다고.
 
 
'뭐, 나미하라 씨하고도 커피 정돈 마시겠지만.'
 
 
마코토 씨가 커피를 따르는 동안 푸딩을 늘어놓는다.
새하얀 장미에게는 조금 기다려달라고 하자.
 
 
츠즈키 마코토
......이 푸딩, 맛있군.
 
 
이즈미 레이
편의점에서 발견한 건데, 칸사이에서 유명한 곳이라나 봐요.
 
 
츠즈키 마코토
모르는 곳이었어. 기억해두지.
 
 
이즈미 레이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에요.
 
 
츠즈키 마코토
역시 '실물'은 좋은 것이군.
 
 
이즈미 레이
......무슨 뜻인가요?
 
 
츠즈키 마코토
기억 속에 있는 장미 향을 상상으로 쓰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오랜만에 진짜 향을 맡았더니 말로 하는 것이 애석할 정도로 훌륭한 향기였다.
지금은 인터넷에서 다양한 자료를 찾을 수 있지만, 직접 사보길 잘했어.
 
 
'후후, 작가다운 대사네.'
 
 
내가 감탄 반, 흐뭇함 반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자―
 
 
츠즈키 마코토
너도 역시 '실물' 쪽이 좋아.
 
 
이즈미 레이
!?
 
 
츠즈키 마코토
이런 식으로 함께 커피를 마신다던가, 푸딩을 먹는 것이 가능하다.
 
 
이즈미 레이
그, 그런 거려나요...?
 
 
츠즈키 마코토
조금 더 미래에는, 어쩌면 인터넷으로 향기까지 전해지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즈미는 '실물'로 부탁하지.
 
 
'......부탁한다고 해도'
 
 
하지만 아마도, 관심 없는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아닐 거다.
 
 
이즈미 레이
알겠어요. 또 푸딩을 들고 올게요.
아니면 새 꽃병을 선물할까요?
 
 
츠즈키 마코토
네가 골라준다면 든든하군.
......그렇지만, 너만 괜찮다면 같이 사러 가는 건 어때?
 
 
 
 
나는 하얀 장미를 또 바라보고 말았다.
사실 바로 커피를 마시고, 포트를 비우는 편이 꽃을 위하는 일이겠지.
그렇지만 앞으로 조금, 조금만 더― 그를 바라보고 싶어.
 
 
이즈미 레이
그렇네요. 그렇게 하게 해주세요.
 
 
 
 
 
Lv.60
가장 사랑하는 것을 찾아서
 
 
츠즈키 마코토
슬슬 도착할 거다. 피곤한가?
 
 
이즈미 레이
아니요. 괜찮아요.
 
 
그날 나는 마코토 씨의 차 조수석에 앉아 몹시 긴장하고 있었다.
 
 
 
 
츠즈키 마코토
다음 주 주말, 혹시 비어 있다면 함께 해줬으면 좋겠는 장소가 있어.
 
 
이즈미 레이
어디인가요? 취재 도움...?
 
 
츠즈키 마코토
가보면 알 거다.
 
 
 
'[가보면 알 거다]라고 해도......'
 
 
마코토 씨가 이런 말투를 사용하는 건 드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몇번인가 취재에 동행했지만, 모두 미리 행선지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마코토 씨니까 갑자기 납치당한다던가, 하는 일은 없을 테지만.......'
'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츠즈키 마코토
좋아, 여기서 내리면 금방일 거다.
 
 
그렇게 마코토 씨가 향한 곳은―
 
 
 
 




이즈미 레이
우와아......
 
 
눈앞에 펼쳐진 그 광경에 나는 눈을 깜빡이는 것도 잊고 바라보았다.
맑은 개울에 온통 반딧불이가 날아다니고 있던 것이다.
 
 
츠즈키 마코토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장소라는 정보는 사실이었군. 우리들 이외의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이즈미 레이
굉장해요... 이렇게 많은 반딧불이는 처음 봤어요.
 
 
밤의 장막이 내려오는 도중, 하나, 또 하나 덧없는 빛이 날아든다. 
 
 
츠즈키 마코토
마음에 들었는가.
 
 
이즈미 레이
물론이죠! 도쿄에서 이런 반딧불이 같은 건 좀처럼 볼일이 없잖아요.
마지막으로 봤던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나는 정도예요.
 
 
츠즈키 마코토
그럴지도 모르겠군. 나도 오랫동안 본 기억이 없어.
겨우 믿어준 것 같아 다행이다. 차 안에서는 내가 마치 시체라도 묻으러 가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의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까.
 
 
이즈미 레이
아하하, 죄송해요. 그런 생각은 안했지만 업무로서......
 
 
츠즈키 마코토
업무, 인가.
 
 
마코토 씨의 목소리가 바뀌었다― 그렇게 느낀 순간.
 
 
츠즈키 마코토
나는 사적으로 데려온 거였는데.
 
 
이즈미 레이
......앗
 
 
갑자기 뒤에서부터 안겨져, 호흡이 멈췄다.
 
 
이즈미 레이
마, 마코토 씨...... 저기......
 
 
츠즈키 마코토
알고 있어? 이렇게나 반딧불이가 날고 있는데, 돌아다니는 건 수컷뿐이라고 하더군.
 
 
이즈미 레이
그렇구나... 처음 들었어요.
 
 
츠즈키 마코토
암컷은 가만히 풀숲에서 기다리고 있다...... 즉, 수컷은 상대방을 찾아 필사적으로 날아다니고 있는 게 되지.
 
 
이즈미 레이
......상대방을
 
 
츠즈키 마코토
나는 상대를 찾은 거 같은데...... 너는 어때?
 
 
끌어안는 마코토 씨의 팔에 힘이 들어간다.
그의 숨이 내 목덜미에 닿아, 몸이 살짝 굳는다.
눈앞의 풀에는 반딧불이 한 마리가 가만히 서 있다.
그렇다는 건 암컷인 걸까.
 
 
이즈미 레이
저도...... 찾은 것 같아요.
 
 
츠즈키 마코토
그건 나인가.
 
 
이즈미 레이
이 상황에서 사실 다른 사람이에요, 라는 경우가 있을까요?
 

츠즈키 마코토
너의 반격은 여전히 독특하군. 싫지 않아.
 
 
이즈미 레이
마코토 씨가 아니라면 행선지도 알리지 않는 차를 타진 않을 거예요.
 
 
츠즈키 마코토
하하, 확실히.
놀라게 하고 싶은 일념이었지만, 너의 일을 생각하면 수상해 보이는 행위였겠군.
 
 
이즈미 레이
아까는 죄송했어요. 말의 표현이라고 할까, 무심코 '업무'라고 말해버려서......그
제대로...... 오늘 밤은 데이트라고 인식하고 있어요.
 
 
갑자기 작은 빛이 날아오는가 싶더니 눈앞의 잎사귀에 멈췄다.
 
 
'......아.'
 
 
길쭉한 잎사귀에 두 마리의 반딧불이가 마치 몸을 기대듯.
그들도 만난 걸까. 방금.
 
 
츠즈키 마코토
그렇다면 데이트라는 증명으로...... 키스해도?
 
 
이즈미 레이
......읏
 
 
내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마코토 씨의 손가락이 볼 쪽으로 뻗는다.
그대로 천천히 돌아보니―  입술이 포개졌다.
 
 
츠즈키 마코토
......사랑하고 있어. 내년에도 또 반딧불이를 보러오자.
 
 
이즈미 레이
네.
 
 
희미한 빛의 잔상을 느끼며, 나는 눈을 감았다.